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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14일 드디어 '뉴 호라이존스(New Horizons)'호가 명왕성에 도착했다.
(뉴 호라이존스 현황을 알려주는 공식 웹사이트)
명왕성 탐사 최신 영상
명왕성은 미국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었다. 명왕성은 클라이드 윌리엄 톰보(Clde William tombaugh, 1906.2.4~1997.1.17)가 발견했다. 당시 톰보는 대학을 아직 졸업하지 않은 평범한 청년으로 별이 좋아 로엘 천문대에서 관측을 밤새 즐겨하곤 했다. 자신이 즐거워 하던 별 관측을 하면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이상한 별을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태양계 밖의 별과 달리 태양을 줌심으로 하여 공전하는 별을 찾아낸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명왕성의 발견이었다. 이 업적으로 톰보는 훗날 뉴멕시코 주립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로웰 천문대를 한번 더 살펴보고 갈 필요가 있다.
로웰 천문대는 1894년 천문학자 퍼시발 로웰(P. Lowell, 1855~1916)이 미국 애리조나 주 플래그 스태프산(2,210m)에 세워졌다. 로웰 천문대는 화성의 운하를 관측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명왕성의 발견, 우주 팽창론의 증거를 발견한 곳이다. (로웰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설립자 로웰은 1882년 한미수교가 된 다음해 한미수교 사절단을 미국과 한국의 왕래를 맡았었고, 1884년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출판부를 통해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명왕성의 발견이 로웰 천문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명왕성의 영문명 Pluto도 퍼시발 로엘의 약자 P.L.을 이용하였다는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명왕성의 탄생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최초로 미국이 발견하였다는 자부심을 안게다 주는 역사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NASA에서도 '뉴 프런티어 계획' 그것도 첫번째 임무로 시작한 것이 바로 명왕성 탐사였다. 뉴 프런티어 계획은 그동안 NASA가 펼친 '디스커버리 계획'보다 규모나 비용면에서 더 큰 우주 탐사 계획이다.
NASA의 명왕성 탐사는 2001년 6월 8일 뉴 호라이존스호를 선택하면서 시작된 장기 계획이었다. 그 후 주로 SwRI(남서부 연구소)와 존스 홉킨스 대학교 응용물리학 연구소에서 준비 과정을 거쳐 2006년 1월 19일 19시경 지구에서 발사되었다. 이 때 뉴 호라이존스호에는 명왕성을 처음 발견한 톰보의 유해 일부까지 담아서 보냈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명왕성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다름 아닌 뉴 호라이존스호가 지구를 떠난지 약 6개월 후 2006년 8월 24일 국제천문연맹에서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고 명왕성 Pluto라는 명칭대신 134340이라는 식별 번호를 부여 받게 된다. 사실 이러한 비극은 이미 2005년에 예고되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명왕성보다 큰 에리스가 35AU 밖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브라운, 차드 트루질로, 데이비드 라비노위즈가 2003년 10월 23일에 촬영한 사진에서 2005년 1월 5일 발견되었다. 그후 2005년 7월 29일 공식적인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제 10번째 행성의 탄생을 두고 논쟁이 뜨거웠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날 발표된 행성이 에리스 이외에도 해왕성 외계 천체(136108), 마케마케와 함께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 중에서 마케마케 천체는 카이퍼 대천체 중 하나로 큐비원(cubewano, QB1)족에 속하는데 이는 명왕성과 명왕성의 위성 카론을 제외하고는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한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바로 태양계 궤도권을 분류할 때 즉 카이퍼 벨트(kuiper belt)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의 중요한 잣대가 해왕성이다.
태양으로부터 30~55AU는 매우 작은 얼음과 가스 덩어리를 포함한 다양한 천체들이 원반형으로 넓은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이를 카이퍼 벨트라고 하는데 이 곳은 해왕성의 중력이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우주의 오랜 시간만큼이나 해왕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은 이 곳은 해왕성의 공전으로 인한 중력 변화가 카이퍼 벨트내 특정 지역에서 불안정성을 증가시켰고 그리고 인해 틈이 만들어졌다. 즉 해왕성의 공전 주기와 그 천체의 공전주기가 1 : 2 혹은 3 : 4와 같은 특정한 비율에 따라 나타나게 된 것으로 이를 궤도 공명이라 한다. 지금은 하나의 외행성으로 전락한 명왕성도 해왕성의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명왕성과 유사한 크기, 궤도 특성을 가지는 에리스, 마케마케 천체 때문이었다. 만약 에리스와 마케마케까지 태양계 행성의 위치를 부여 받는다면 태양계의 행성은 계속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천문연맹은 2006년 8월 24일 총회를 통해 명왕성을 소행성으로 지위를 바꾸고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시켰다. 그리고 왜행성(dwarf planet)을 정의하고 명왕성을 포함시켰다. 이는 앞서 언급한 카이퍼 벨트내 여러 천체와 아직 미발견된 천체를 감안하면 무작정 태양계의 행성을 늘려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국제 천문현맹이 밝힌 왜행성의 정의는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궤도, 구형의 천체를 유지하고 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질량을 가질 것,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닐 것, 궤도 주변의 다른 천제를 배제하지는 못한다는 규정을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격하된 명왕성에 대해 최초 발견한 미국 천문학계의 반응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뉴 호라이존스 호의 탐사 계획에 참여한 앨런 스턴을 포함한 멤버들은 국제천문연맹의 새로운 왜행성 규정이 명왕성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며 여전히 명왕성을 태양계의 행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아무래도 미국의 자부심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뉴 호라이존스 호에 싣고 간 물건들을 보면 이를 증명한 듯 하다. 탐사선에는 성조기, 플로리다 25센트 동전(인간 탐사를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되었음), 434,738명의 이름이 기록된 CD, 최소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쉽의 기체 일부가 탑재되어 있다. 모두 미국의 우주 탐사를 기록하기 위한 일종의 전리품이라고 생각이 든다.
뉴 호라이존스 호의 명왕성 접근에 대한 생중계 및 인터뷰 영상
한편, 학계 일부에서는 당시 국제천문연맹의 총회가 유럽에서 개최되어 미국 회원들의 참석이 저조하여 유럽 중심의 회원들의 미국 독주를 견제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후문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이러한 국제천문연맹의 결정은 약간 의아하다. 그 이유는 첫재, 카이퍼 벨트 때문이다. 카이퍼 벨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앞서 언급한 해왕성의 중력이다. 카이퍼 벨트에 존재하는 천체는 해왕성의 중력하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명왕성이나 오르쿠스와 달리 궤도 공명 효과를 받지 않는 마케마케, 에리스 같은 천체가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해왕성의 위성은 아니지만 해왕성의 공전 주기와 정수비 관계를 보이는 궤도 공명을 보이는 명왕성과 그렇지 않은 마케마케(QB1으로 궤도 공명을 받지 않음), 에리스(산란분포대에 위치하면서 궤도 공명을 받지 않음)를 같은 왜행성 그룹에 둔다는 합당한지 의문이다. 오르트 구름대까지는 아니어도 향후 카이퍼 벨트에서 추가적으로 발견될 천체들을 감안하면 왜행성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다. 실제로 현재 왜행성은 세레스(소행성대), 명왕성(명왕성 그룹), 하우메아(공명 해왕성 바깥 천체), 마케마케(QB1), 에리스(산란분포대)가 분류되었고, 앞으로도 오르쿠스(명왕성 그룹), 살라시아, 2002MS4, 2007 OR10, 콰오아, 세드나, 카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번째, 목성형은 아니어도 지구형 수준의 천체라도 발견되면 이를 왜행성으로 구분할 것인가? 아직까지는 지구형 천체가 태양계에서 추가적으로 발견되지 않았지만 에리스만 해도 명왕성보다 더 큰 천체이기 때문에 더 큰 천체가 카이퍼 벨트에서 추가적으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특히 SDO 즉 산란분포대가 문제다. SDO는 해왕성의 중력으로 인해 공전 궤도의 경사율과 이심률이 크다. 궤도 경사가 크기 때문에 황도면 위 아래로 넓게 분포하고 이심률이 커서 태양과의 거리 편차가 매우 심하다. 이는 관측에 매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천체 발견도 당연히 힘들어진다.
이로써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왜행성으로 전락하게 된다. 즉 미국의 야심작으로 출발한 뉴 호라이존스 호가 발사한지 약 반년만에 태양계 행성에서 탈락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명왕성을 처음 발견한 과학자 톰보의 유골의 일부까지 싣고 말이다.
뉴 호라이존스 호의 임무는 명왕성의 여러 신비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명왕성과 카론의 구조, 지형, 이 둘간의 궤도, 5개의 위성 탐사 등이 있다. 명왕성에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카론과 그 위성들이다. 지금까지 명왕성은 5개의 위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카론, 닉스, 히드라, 케르베로스, 스틱스 이렇게 총 5개이다. 이 중에서 주목을 끄는 건 당연히 카론이다. 카론의 지름은 명왕성의 절반이 넘으며, 결정적으로 카론이 명왕성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왕성과 카론의 질량 중심이 명왕성 내부에 있지 않고 외부에 있으며 마치 아령처럼 서로 공존하면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명왕성 작은 위성 닉스와 히드라가 명왕성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이 아니라 명왕성과 카론의 주위를 동시에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일부 천문학자는 명왕성과 카론을 이중행성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국제천문연명에서는 카론을 명왕성과 같이 왜행성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태양계 위성에서 퇴출되고 이제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위성 카론과 동등하게 왜행성으로 함께 분류되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